중대재해처벌법이 2024년 1월 27일부터 5인 이상 전 사업장으로 전면 확대 적용된 이후, 컨설팅 시장에도 많은 공급자가 생겼습니다. 안전 전문업체, 컨설팅 회사, 법무법인, 그리고 공인노무사까지. 사업주 입장에서는 누구에게 맡겨야 할지 판단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이 ‘안전 공학’이 아니라 ‘법적 의무 이행의 증명’에 있다는 점을 전제로, 공인노무사 컨설팅이 왜 필요한지를 법령과 판례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사업주에게 묻는 것은 무엇인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에게 네 가지 의무를 부과합니다.
-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
- 재해 발생 시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및 이행
- 관계 법령에 따른 개선·시정 명령 이행
-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을 위한 관리상 조치
이 중 핵심은 시행령 제4조가 구체화한 9가지 세부 이행사항입니다. 안전보건 목표·경영방침 설정, 전담조직 구성,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절차 마련, 예산 편성, 안전보건관리책임자 평가·관리, 반기 1회 이상 점검 등이 포함됩니다.
중요한 점은 이 의무들이 ‘안전 시설을 설치했는가’가 아니라 ‘절차와 문서로 이행을 증명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는 것입니다.
판례가 보여주는 현실: 형식은 소용없다
2024년까지 선고된 중대재해처벌법 판결들에서 법원이 일관되게 확인하는 한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형식적 이행만으로는 처벌을 피할 수 없다."
대륙아주 법무법인이 분석한 판결 흐름에 따르면, 법원은 안전보건관리계획서를 작성하고 안전 컨설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이행이 없으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들 상당수가 문서는 있었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또한 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과 사고 사이에 2단계 인과관계, 즉 ① 안전보건관리체계 미구축 → ② 안전보건조치 미이행 → ③ 사고 발생이라는 구조를 인정하고 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3. 4. 6. 선고 2022고단3254 판결 등). 이는 사고와 직접적 관련이 없어 보이는 체계 구축 의무 위반도 처벌 근거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같은 화학물질로 13명이 독성간염에 걸린 사안에서, 위험성평가 절차를 실질적으로 갖춘 법인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의무 이행 여부가 곧 처벌 여부를 결정한 것입니다.
공인노무사가 이 문제에서 결정적인 이유
1.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관계법령이다
공인노무사법 제2조 및 동법 시행령 별표 1은 공인노무사의 업무 범위를 노동 관계 법령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산업안전보건법과 함께 노동관계법령에 속하며, 공인노무사는 이 법에 기반한 컨설팅·대리·자문을 수행할 수 있는 국가 공인 자격을 보유합니다.
반면 자격 없는 안전 컨설팅업체가 법적 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거나 문서를 작성·대리하는 것은 공인노무사법 위반의 소지가 있습니다.
2. 핵심 의무는 ‘노무관리 체계’와 연결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가 요구하는 세부 의무 중 상당 부분은 순수 안전공학이 아닌 노무관리 체계와 직결됩니다.
- 안전보건관리책임자·관리감독자의 업무 수행 지원 및 평가(시행령 제4조 제5호): 이는 인사관리·평가체계의 문제입니다.
- 종사자 의견 청취 절차 마련(시행령 제4조 제7호): 근로자 참여 절차는 노사관계 실무 그 자체입니다.
-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반기 1회 이상 점검(시행령 제5조 제2항): 이 점검은 산업안전보건법 전반에 대한 법적 이해를 전제로 합니다.
노무관리 전반을 다루는 공인노무사는 이 의무들을 법적 맥락 안에서 정확하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3. 처벌은 형사 사건이다 – 문서의 법적 완결성이 중요하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은 최대 징역 1년 이상(사망 시), 법인에는 최대 50억 원의 벌금이 부과되는 중형 사건입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작성된 안전보건관리체계 문서들은 법적 증거로 기능합니다.
형식적·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문서를 설계하고, 이행 근거를 체계적으로 남기는 작업은 안전 공학보다 법무 실무에 가깝습니다. 공인노무사는 노동위원회 심판부터 수사기관 대응까지 경험하며 ‘법적으로 유효한 문서’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많이 헷갈리는 부분 Q&A
Q. 안전보건 컨설팅 업체와 공인노무사 중 어디에 맡겨야 하나요?
역할이 다릅니다. 현장의 물리적 위험요인 점검, 기계·설비 안전 진단은 산업안전 전문가의 영역입니다. 반면 법적 의무 이행 구조 설계, 문서화, 점검 체계 구축, 관계 법령 해석은 공인노무사의 영역입니다. 많은 사업장에서 두 전문가를 병행하여 활용하는 것이 실질적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Q. 5인 미만 사업장은 해당 없지 않나요?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은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다만 5인 미만이라도 산업안전보건법은 적용되며, 사고 발생 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형사 책임은 사업 규모와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또한 법 적용 기준이 향후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Q. 이미 안전 컨설팅을 받았는데 추가로 노무사 검토가 필요한가요?
판례는 안전 컨설팅을 받았더라도 실질적 법적 의무 이행이 없으면 처벌을 면하지 못한다고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존 자료가 있다면 공인노무사의 법적 검토를 통해 빈 항목을 확인하고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노무사 한 줄 결론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 시설을 갖춘 사업장을 보호하는 법이 아닙니다. 안전 의무를 법적으로 이행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사업장을 보호하는 법입니다. 증명의 설계는 처음부터 법 전문가와 함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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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2026년 2월 현재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